뉴질랜드 가족

알레르기 학생에 '각서' 요구한 학교, 인권위 조사

All About 크라이스트처치 2016. 7. 4. 10:32

월요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면서 뉴스를 읽다가, 한국에 있다면 우리집 자녀가 겪을수도 있는 일이기에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저희 집 첫째인 민우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사실 땅콩에만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것뿐만 아니라,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계란, 생선, 갑각류에 대한 알레르기도 있어서 항상 식습관에서도 항상 조심을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민우는 아직까지 알레르기로 인해서 쇼크를 받을수 있는 "아낙필릭시스"까지는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가정주치의의 소견견에 따라, 응급아드레날린 주사제인"Epipen" 그리고 항안티히스타민시럽을 학교에 보관하게하고 있습니다. 가정주치의와 함께 작성을 한 Action plan에 따라, 학교에서 민우가 알레르기반응이 심각하게 나타났을때에 담당할 선생님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지정이 되어 있구요. 특히나 지정된 선생님이 응급구조자격증까지 가지신, 매주 St, John 엠블런스에서 매주 자원봉사를 하시는 경험이 있는 선생님이기에 믿고 있습니다. 몇달전에는 알레르기로 의심이 될수 있는 호흡곤란 겪을뻔했던 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었는데, 

발생즉시, 병원에 응급신고를 해서 엠블런스가 학교에 출동을 했고, 응급처리를 담당할수 있는 학교선생님이 아드레날린주사를 

투여해서 큰 사고없이 잘 넘어갔던 일이 있었기때문에,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적이 있었습니다. 




자녀가 뉴질랜드학교에서는 입학할때, 여러가지 서류을 작성을 하게 되는데, 이 중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에지는 서류가 학생의 건강에 대한 부분입니다. 특히나 알레르기반응(식품뿐만 아니라 약품), 장애, 학교에서 알아야하는 진료기록등에까지 광범위하게 작성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학교에서의 생활이 단체생활을 할때 개인을 고려해야하는 여러가지가 있음을 인정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수가 있겠습니다. 학생은 학교에 다니는 수십명 중 한명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니즈(요구)를 배려하는것이 학습환경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것을 이야기하는것이구요. 무엇보다도 학교생활이 안전해야함을 학교, 학부모가 함께 이해를 하고 있다는것입니다. 




또다른 한가지는 학교에서 각각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니즈(요구)를 맞추어야할때, 정부에 요청을 해서, 지원을 받을수 있게 하기도합니다.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곳 뉴질랜드의 모든학교에는 보조교사선생님(Teacher Aids)라고 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을때, 1대 1의 도움을 교실에서 받을수 있게 하게 있는데, 민우가 다니고 있는 전교생 100명의 조그마한 학교에서도 보조교사선생님이 3-4명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장애가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감정적장애를 가진 아이들까지도, 전문가의 소견이 있다면, 학부모는 아무런 비용지출없이 정부에서 지원을 받을수 있는데, 이런부분때문에, 뉴질랜드가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뉴질랜드학교에서는 급식을 하지 않기때문에, 한국과 비교해본다면, 학부모들에게는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저희 가족도 아침 바쁜시간에 도시락을 쌀려면, 여러번을 생각해야하고, 어떤것이 낳을까 등등을 생각해봐야하는 등 쉽지 않은 일이긴하지만, 

민우의 안전을 위해서는 도시락싸는일이 최선이라는것을 알고 있기에 뉴질랜드의 도시락생활문화를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마 뉴질랜드에서 자녀키우시는 분들은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많은 학교들에서 땅콩버터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학교로 가지고 오지 않을수 있도록 금지한 학교들도 꽤 많구요. 저희 민우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음식을 통한 알레르기쇼크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수도 있기때문에, 학교친구들끼리 도시락은 절대 나누어먹지 않도록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와 여기의 문화가 다르기때문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알레르기 학생에 대한 각서가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점은 시스템적으로 가정주치의를 통해서, 학교와 함께 대처해나갈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기에 제가 느끼기에 우리 민우가 훨씬 안전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환경이 바로 뉴질랜드라는 부분입니다. 




[단독] 학교가 요구한 '목숨각서', 엄마는 억장이 무너졌다



[앵커]

알레르기성 쇼크 체질을 가진 초등학생에게 학교 측이 이른바 '목숨각서'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인권위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학생이 잘못돼도 학교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했다는 건데, 학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초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김 모 씨는 학교로부터 억장이 무너지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김 씨의 아들은 견과류를 먹으면 자칫 쇼크까지 일으키는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데, 아이가 사망해도 학교 측에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써달라는 거였습니다.

[알레르기 아동 학부모 : 아이에게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사망 시까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사망 시까지 얘기를 딱 말씀하시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이에 대해 학교 측도 학부모와의 면담에서 사과까지 하면서 관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제가 정중하게 사과드리는데 우리가 아이를 잘 보살피지만 어떤 문제가 됐든 잘못됐을 때는 엄마가 책임을 진다든지….]

하지만 취재진에겐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며 학생 안전을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문제인 거니까. 더는 말씀드릴 게 없는데. 취지야 당연하죠. 애들 교육을 위한 거니까.]

결국,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알렸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학생에게 알레르기 쇼크가 와도 학교에서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서울 시내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1명은 식품 알레르기를 갖고 있고 3%가량은 병원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학생에 대해 학교가 급식 전 해당 식재료를 미리 알리고 표시하라는 법령 외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약물이나 사용법조차 제대로 준비돼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종수 / 고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미국과 같이 보건실 등에 자가접종할 수 있는 응급처치 약물을 구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들어 소아에서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 반응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놓아야 할 학교가 문제 발생 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이런 어이없는 각서를 받아 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